서럽도록 밤이 아름다운 슬픈 전설의 광치기 해변 캠핑
제주 여행하면 올레길과 오름이 떠 오른다.
걷다가 게스트하우스나 팬션에서의 하룻밤 추억도 좋다.
하지만 오롯이 나만의 시간과 공간으로 제주를 즐기고 싶다면 백패킹을 권하고 싶다.
그동안의 편리함과 의지를 버리고 내 능력으로 내 집(?)에서의
하룻밤 캠핑은 쏟아지는 별을 머리에 이고 잘 수 있고
새소리와 바람소리, 파도 소리가 아침을 깨우는 자명종이 되는
낭만은 캠핑만의 행복이다.
제주는 정말 캠핑 천국이다. 쉬고 싶은 곳 어디나 무료로 즐길 수 있고
식수와 세면시설들도 잘되어 있어 자연과 어우러지는 잠자리와 쉼자리는 누구나 맛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텐트와 각종 장비들이 소형 경량화되어 있어 짐에 대한 부담도 줄이 수 있고
필요한 먹거리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다.
해마다 1월 1일이 되면 일출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성산일출봉 앞바다의 광치기해변에서의 하룻밤 캠핑은 꿈 같았다.
새벽에 일어나 텐트 지펴를 열면 그대로가 일출의 명당이다.
누워서 제주 앞바다에 뜨는 태양을 보는 맛이란 천국의 느낌이다.
그래서 제주 어디엔가 자꾸만 텐트를 치는 이유이다.
이름도 생소한 광치기. 광치기 해변은 제주의 동남쪽 지역
그 유명한 성산일출봉 바다에 있다.
광치기라는 이름은 슬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옛 제주어부들은 과거에 제주전통배인 ‘테우’라는 배로 고기잡이를 했다.
이 배는 나무로 만든 작은 배라 보잘 것이 없고 약했다.
제주의 거친 파도를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어서 고기잡이를 하다
많은 어부들이 물에 빠져 죽었는데
죽은 어부들의 시신이 해류의 영향으로 이 광치기해변으로 떠밀려 왔다.
시신을 발견하면 바로 시신을 관 속에 넣었다는 의미로 ‘관치기,
제주사투리로 광치기라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슬픈 전설의 바다이다.
제주 바다는 이런 슬픈 전설이 많아서인지
날씨가 “0치년 널뛰듯 한다”라는 말이 있다.
변덕스런 날씨로 바람이 강한 날에는 바닷가에 텐트를 치기 어려우니
일기를 잘 알아보고 캠핑을 헤야 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광치기해변은 새벽부터 분주하다.
수많은 사진작가들의 일출 촬영 포인트라 좋은 자리를 잡으려고 서두르는 탓이다.
새벽을 검푸른 수평선위로 오렌지 빛 물감이 풀어지기 시작할 때 수줍은 태양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면 하늘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바다는 물론
광치기해변의 바위와 백사장도 황금빛으로 갈아입는다.
고요한 성산포 앞바다는 그렇게 아침을 연다.
이 아름다운 행복을 편안하게 가지려면 캠핑이 제 격이다.
광치기해변은 올레1코스에 있다. 바로 앞에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이 우뚝 서있고
드마라 촬영지로 유명해진 섭지코지도 부근에 있으니 가보자.
새벽 커피와 간단한 아침 식사를 즐기고 텐트를 철수하고
다음 야영지를 향해 상쾌하게 걸음을 옮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물때와 날씨를 검색한다!
(앱 활용 적극 권장!)
그리고 날씨, 파고, 풍속...
가장 관건인 바람...
밤엔 조금 잔잔하다 아침엔 좀더 분다고...
그래도 괜찮아~ㅎㅎ
왜냐면?
무사히 깜깜한 밤이 지나면 까짓 것 날 밝음 그만인걸...
요즘엔 해지는 시간이 점점 빨라져서 마음이 급했다.
1시간 넘게 달려가 자리 잡은 곳!
지난번에 찜 해둔 장소에 집 짓기 성공~
섭지코지 방향
내일 아침에 저곳을 걸어야 한다는.
‘제주도 한 바퀴 물때 따라 바닷가로 걷기 3탄’
한 상 차려놓고
물 피우지 않기
그래서 준비한 게 정육점에서 뜨끈하게 막 삶아낸 족발로 준비
‘클린 캠핑’하자!!
서서히 어둠이 드리우고
드디어 깜깜한 밤이 왔단.
성산일출봉이 우릴 지켜보는 아름다운 밤~♡
텐트를 사고 처음으로 제주도에서 캠핑을 하는 아우부부내
이쁜 집과 성산일출봉을 담아본다.
바다엔 고기잡이 배들이 둥둥둥 떠있고.
이곳이 참 좋았던 건?
가로등이 없어 좋았다.
다행히 물때를 파악 했기에 만조인 밤9시20분경
텐트 가까이(4~5미터 앞)까지 물이 들어왔으나 그 뒤 또 서서히 썰물이 되었단 ㅋㅋ
밤새 철썩이는 파도가 들려주는 자장가 소리에도 잠들지 못했다~
이상하게 텐트 속에선 쉬 잠들지 못하는 예민함~ㅠ
6시경 텐트 밖으로 나오니 벌써 해맞이를 나온 사람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다지 일출이 예쁠 것 같지 않아 옆 동 아우들을 깨우지 않았다.
식상봉과 성산일출봉 쪽으로 해·가·뜬·다·
오메가 일출은 아니었지만 좋았다.
아우들의 일출을 행한 경건한 차렷 샷!
요즘 젊은이들이 그렇게 하더라
그니깐 뒤돌아 차렷!!ㅋㅋㅋ
성산일출봉과 쭈구리 컵
큰아들이 지난여름 걷고 온 스웨덴 왕의 길이라는
"쿵스라덴 "에서 득템해 온 빨간컵
인증 샷을 찍어 아들에게 잘 쓰고 있노라... 보내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