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향의 고을, 경북 영양 대티골 아름다운 숲길

기사입력 2020.01.06 11:44 조회수 2,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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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조지훈의 승무)

 

유명한 조지훈시인의 싯구절에 나오는 외씨보손에서 유래한 길이 바로 김장철 고추로 유명한 경북 영양의 외씨버선길이다. 조지훈이 고향이 바로 영양이다. 영양은 유명 문인들이 많이 나온 문향의 마을이라고로 불리운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외에도 이문열, 오일도, 조동진의 고향이기도 하다. 특히 이문열의 광산문학관이 있는 두들마을도 유명하며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요리서를 쓴 정부인 안동 장씨 장계향의 음식 디미방이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대티골 아름다운 숲길은 인공적인 손길이 거의 없이 자연스러운 상태의 원시림 속을 걷게 되어있다. 영양 치유의 길인 아름다운 숲길은 외씨버선길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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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씨버선길은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인 경북 청송, 영양, 봉화, 강원도 영월 4개 군에 걸쳐 있는긴 트레일이다. 청송 11.5(운봉관~한지체험장, 객주 보부상길), 영양 1 8.3(일월산자생화공원~우련전, 시인의 길) 2 25.2(선바위~감천마을 11.5㎞ 구간 오일도 시인의 길, 영양읍 전통시장~일월면 조지훈 문학관 13.7㎞ 구간 조지훈 문학길), 봉화 17.6(춘양면사무소~춘양목체험관, 정자고택길), 영월 10.4(김삿갓문학관~김삿갓면사무소, 박물관 길)로 총 73.2㎞이다.

 

영양 외씨버선길은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일월산 자생화공원에서 시작해 우련전으로 이어지는 약 8.3km의 코스이다. 일월산 자생화공원에서 우리의 역사적 아픔이 묻어있는 일제강점기의 광산을 둘러보고 반변천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숲길의 뛰어난 경관과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자연 치유의 길'과 오일도 시인과 조지훈 시인의 시향을 느끼면서 자연을 노래할 수 있는 길이다.

 

일원산 자생화공원 부지는 일제가 광물수탈을 위해 일월산에서 금, , 아연 등을 채굴하여 제련하던 제련소가 있던 곳으로, 폐광석 찌꺼기로 인해 땅과 계곡이 오염되어 있던 것을 영양군에서 야생화공원으로 조성했다. 앞쪽 산에 여러 개 난 채굴장이 아니면 그저 평범한 야생화공원으로 생각하기 쉽다. 64 113,000본의 야생화가 공원을 빼곡히 수놓고 있는 아름다운 공원이자 쉼터다. 채굴장 위쪽으로 산책로가 나 있어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야생화가 끝모를 바다처럼 펼쳐진 모습을 보게 된다. 여기에 조지훈의 승무시비가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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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도 시인의 길

일제강점의 암울한 시대에서도 민족적 양심을 버리지 않았던 시인 오일도(1901∼1946). 오일도 시인은 우리나라 최초의 시 전문잡지인 '시원'(詩苑)을 창간해 시를 통해 시대적 아픔을 노래하려 했던 숱한 문인들을 지원했다.

 

특히 시인 오일도는 자신의 작품활동보다는 지역 후배 문인들의 시집 출판과 잡지 '시원'을 통해 한국 현대시의 발전에 기여하는 등 '지역 문인들의 맏형'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성으로 감정을 절제하기보다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했던 그의 시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길이 '외씨 버선길-오일도 시인의 길'로 조성됐다.

 

영양군 입암면 선바위관광단지를 출발해 반변천을 가로질러 놓인 '석문교'(石門橋)를 건너면 수십 척 층층 절벽 아래 오솔길이 시작된다. 영양산촌생활박물관과 감천리 학초정, 천연기념물 측백나무수림, 감천마을과 오일도 시인의 생가를 거쳐 감천마을 초입 구 국도와 강둑을 지나 영양전통시장까지 11.5㎞의 거리다.

 

이 길 초입에는 깎아지른 절벽과 울긋불긋 물들고 있는 단풍나무, 솔향 짙은 소나무 숲을 지나 박물관 마당으로 빠져나오면 이내 반변천 강둑길로 이어진다. 누렇게 벼가 익어가는 들녘의 고즈넉함, 학초정`측백나무수림 등 문화재가 지닌 역사 속의 무게, 감천마을에서 불어오는 시인의 향기 등을 발로 걸으며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조지훈 문학의 길

'외씨 버선길'은 이어진다. 청송에서 출발한 이 길은 역사를 거슬러 오르고 지역을 건너 북쪽으로 이어진다. 결국에는 강원도 영월까지 계속된다. 오일도 시인의 길과 연결된 길 이름은 '조지훈 문학길'이다.

 

영양 전통시장과 시장 안에 설치돼 있는 '외씨 버선길 영양객주'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영양읍 삼지리와 삼지연꽃테마단지를 거쳐 노루목재와 상원3리를 지난다.

 

곡강팔경의 으뜸인 '척금대'를 좌측으로 멀찌감치 돌아서 금촌산길과 곡강교, 일월삼거리를 지나 이곡교와 영양향교를 스치면 조지훈 시인의 마을인 주실마을과 조지훈 문학관으로 이어지는 13.7㎞다.

 

이 길의 특징은 영양지역이 자랑하는 천혜 자연경관에다 반변천과 어우러진 산`들의 아름다움의 극치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 나지막한 산길을 따라 걷노라면 강을 따라 흐르는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살랑이는 바람결에 실려오는 솔향과 함께 길이 이어질수록 시인의 시향이 함께 배어난다.

 

우리나라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청록파 시인 조지훈과 그의 형 동진의 시흥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주실마을은 예천 금당실과 함께 '반 서울'로 불리던 명당이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생가가 있는 곳으로 해마다 지훈예술제가 열려 '시인의 숲'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주실마을 앞에 자리한 숲에는 대부분 100년이 넘은 거목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으며 조동탁 시인의 시비를 접할 수 있다. 이곳에서 몇 걸음만 보태면 조지훈 시인의 시비와 문학관으로 들어설 수 있다.

 

외씨 버선길 가운데 영양 구간인 '오일도 시인의 길' '조지훈 문학길'은 단순히 걷는 도보길 수준을 넘어 시대적 아픔을,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건강과 함께 교훈을 남길 것이다.

 

◆일월산 치유숲 길
일월면 용화리 대티골에서 시작해 옛 국도를 따라 우련전으로 이어지는 외씨 버선길 영양지역 1차 길이다. 용화리 천문사 입구에서 시작되는 옛 국도를 따라 텃골, 깃대배기, 깨밭골을 지나 칠밭모기까지 이어진다. 그곳에서 외씨 버선길은 오른쪽으로 계속돼 영양터널 입구로 이어지고 우련전까지 계속되는 8.3㎞다.
 
오랜 세월 수탈과 훼손된 일월산 국도와 군사도로가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치유와 자연의 길로 재탄생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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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에는 아름드리 소나무와 낙엽송림이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다. 다래덩굴`칡덩굴이 뻗어 오른 어두운 숲길에선 솔향도 나고 더덕향도 난다. 옛 국도에는 '영양 28'라는 이정표가 눈에 띈다.

 

인근 나무의자 쉼터가 있는 '진등'에는 빨간색과 연녹색의 우체통 2개가 서 있다. 희망우체통이다. 주민들이 아이디어를 냈으며 빨간색 우체통에서 엽서를 꺼내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서 연녹색 우체통에 넣으면, 주민들이 1년 뒤 엽서를 부쳐준다.

 

칠밭목에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산을 내려오면 '영양군 일월면' '봉화군 소천면' 경계임을 알리는 옛 국도판을 만난다. 왼쪽은 일월산 정상 오르는 길, 오른쪽은 봉화 갈산리 우련전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DSC_1651.jpg'우련전'(雨蓮田)은 조선말 신유박해를 피해 들어와 살던 천주교 신자들이 함께 집단생활을 했던 성지다. 이곳은 내년 초 완성될 봉화군 소천면과 영양군 수비면 경계지역을 따라 이어지는 2차 외씨 버선길 조성 예정 구간이다.

 

외씨버선길의 가장 큰 특징은 인공적인 손길이 거의 없이 자연스러운 상태의 숲 속에 썩은 나무, 벌레, 이끼 등 도시에서라면 자칫 더럽고 혐오스럽게 느낄 수도 있는 것들이 울창한 숲을 가꾸기 위해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탄성을 자아내는 신비의 길로 봄, 여름, 가을, 겨울 구분없이 한 번은 걸어 보기를 권한다. 일반적으로 교통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중앙고속도로 풍기 IC를 나와 울진까지 연결되어 있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개설되어 있어 영양군 일월산 자생화공원으로 가는 길은 3시간 30분 정도가 걸려 점점 형편이 좋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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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지방의 유명한 길이 인간의 편리성을 위해 자꾸 인공의 요소가 가미되어 본래 자연의 아름다움을 잃어 간다면 아름다운 숲길을 불편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는 길손에게 주어진 축복의 길이다. 그 속에 천상의 숨소리가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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