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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길은 많다. 걷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모두가 천국의 길이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 800km를 완주했어도 언제나 정답이 없는 걸음.
그 답을 찾아 다시 길을 나섰다. 이름도 예쁜 ‘남파랑길’, 남해의 지역성 ‘남쪽’과 쪽빛 바다의 중의성을 담은 대국민 공모전 당선작이란다.
부산 오륙도를 출발해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1,463㎞에 이르는 국내 최장길이다. 2020년 하반기 정식 개통하기 전 내가 먼저 밟고 싶었다. 남해안의 해안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해안길과 숲길, 마을길, 도심길 등이 잘 어우러진 90개 구간(하루 이동 거리와 이용 편의를 고려해 정했다고 한다) 완주를 목표로 발을 옮겨 본다.
남파랑길은 구간별 특성을 정해 총 5가지 주제로 나누어져 있다.
①영화와 한류의 도시, 대도시와 자연의 반전 매력을 보유한 ‘한류길’(부산∼경남 창원), ②한려해상국립공원의 해안 경관이 아름다운 ‘한려길’(고성, 통영, 거제, 사천, 남해), ③섬진강의 꽃 경관을 볼 수 있는 ‘섬진강 꽃길’(하동∼광양), ④다도해의 생태환경을 부각시킨 ‘남도 낭만길’(전남 여수, 순천, 보성, 고흥), ⑤남도 유배문화와 다양한 순례 자원을 체험할 수 있는 ‘남도순례길’(장흥, 강진, 완도, 해남)이다.
<남파랑길 1구간>
코스: 오륙도~신선대~유엔군참전묘소~부산진 산성~앱툰거리~초랑이바구길~부산역
걷는 날: 2020년 1월 30일(목), 맑음, 바람•햇살 좋음걸은 거리: 19,9Km, 난이도 중, 70% 포장도로걸은시간: 출발 아침 6시, 도착 14시 부산역 도착해파랑과 남파랑길 시작 지점, 오륙도 해맞이공원, 1구간 코스첫 번째 기착지인 날 좋은 하늘에 신선대. 신선대 컨테이너 터미널에 화물이 가득하다.UN 기념공원 부근에 도착해서야 처음으로 남파랑 1구간 안내 표지판을 반갑게 만난다.세계 유일의 UN 기념 묘지. 1955년 유엔 총회가 국제 연합 기념묘지로 지명했으며 현재 부산 남구에 14만 5454㎡(4만4000여 평) 규모로 조성되었다. 옛날엔 UN 묘지로 불렸으나 UN 기념공원으로 개칭되었다.
부산진성은 ‘신동국여지승람’에 부산포성(富山浦城)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석성으로 둘레 511.8m, 높이는 4m이다. 임진왜란 때 부산첨사(釜山僉使) 정발(鄭撥)장군이 왜군과의 싸움에 선봉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첫 격전지로서 일본의 조선원정군 제1진 1만 8700여 명이 부산 앞바다에 쳐들어오자 정발장군이 부산진성을 성 안의 군민과 더불어 끝까지 항전하다가 전사했다. 현재 부산진성은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으며 자성대(子城臺)라고 부르는 부산진지성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부산 동구 범일동 산복도로에 위치한 성북시장 ‘웹툰 거리’
전통시장에 국내 유명 웹툰 작가들의 작품들로 꾸며져 있다. 작품이 가게에 어울리는 간판과 벽화를 디자인, 가게에 대한 소개까지 덧붙여 각각의 스토리로 긴 성북시장을 이어준다.
생전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모노레일을 초량 이바구길에서 보았다.
45도의 경사와 총 길이 40m에 달하는 아찔한 168개의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수고를 덜어 주기 위한 이동 수단이지만 나는 걸어 오른다. (안전을 위해 비가 오거나 기상이 좋지 않은 날에는 운행을 중단한다) 168계단을 걷는 수고를 한다면 중간에 위치한 김부민 전망대에서 부산항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선물이 주어진다.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라는 뜻의 ‘이바구’. 부산 근•현대 역사가 이야기로 녹아 피어난 이바구길.
부산 최초의 근대식 물류창고였던 ‘남선창고’부터 층계마다 피란민들의 설움이 밴 ‘168계단’, 영화 한 편으로 울고 웃게 했던 ‘범일동 극장트리오’, 가냘픈 어깨로 부산의 경제를 지탱했던 신발공장 여공들의 발길이 오가던 ‘누나의 길’까지 세월의 깊은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6•25 막걸리’와 ‘168도시락국’, ‘까꼬막’도 먹어봐야 한단다.
초량 이바구길을 내려와 오늘의 여정을 마치는 부산역에 도착했다. 아쉽게도 부산역에서도 남파랑길 안내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동안 부산역에서 부산 도시철도를 이용하려면 부산역광장을 가로질러 갔어야 했는데 새롭게 공사가 되어 있어 좋았다. 지친 몸을 이끌고 내일 걷기를 위해 쉼터를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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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보면서 내가 아직 자전거도 못타고,
운전할줄도 모르는 내 생애를 되돌아 봅니다.
모두 넘친 모성애탓임을 ᆞ ᆞ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