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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엔
어설픈 주인 탓에
심은 씨앗은 나질 않고
버린 씨앗은 저리도 잘 나는디
저거
보리여 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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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창고에 ' 그 무엇'이 있길래
울밖에 휙 버렸지요
그 무엇이 저리도 잘 자랐네요
다만
'밀맥불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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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핵교 가는 길
그 보리밭에 상주하시며
싱싱한 내 간을 노리던
문둥거사님 때문에 벌벌 떨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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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보리밭의 끔찍한 두려움보다는
두어 명 자취가 질펀했던
밀밭의 아찔한 사연을 떠올리고 싶은 날
어찌 되었건
종알종알
파릇한 물빛이 아침으로 밝아옵니다 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