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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인이 물었다"
추위나 더위가 닥쳐오면
어떻게 피해야 합니까?"
동산이 대답했다"
어째서 추위도 더위도 없는 곳으로
가지 않는가!"
"추위도 더위도 없는 곳이란 어떤 곳입니까?"
... ...
그 나머지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추위나 더위를 피하려면추위나 더위가 있는저 편을 상상하는 대신
그 한 복판으로 뛰어들어라
여기 아닌 어딘가에특별한 뭐가 있을 거라는 것은 망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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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는분명 달을 가리키고 있는디
손꼬락이 자꾸 거슬리게 보여서
내가 스승님께 여쭙습니다"
어째서 추위도...가지 않는가!"
요 문장이 뭔 뜻인지 모르겠네유'
어째서'에 호응되려면
느낌표가 아니라 ' ? ' 얘가 와야 되는디
아니면 문장부호를 없애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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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께서한문 원문을 보내셨습니다
何不向無寒暑處去'
어찌하여 추위나 더위가 없는 곳으로 가지 않는가'
한문에 무신 문장부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리 해석하면 될 것을
가뜩이나 더워 죽겠는디
...... ...
가을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논밭둑을 뛰댕기다가
여름 열기가 느껴지면
그때부턴 운동 휴지기에 들어갑니다
한겨울 바닷바람 속에 들어가면
이리 다짐합니다
난 결코이 추위에 맞서지 않으련다
함께 걸어야지맞서고 이기려 하다가는힘만 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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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을 찾아온 분들이 묻습니다"
저 바다에 물이 언제 들어 오는고"
'들어올 때 되면 들어오지요'
"하루에 몇 번... "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지만 두어 번 들어올 걸요'
... ...뭘 제대로 알려하지도 않고
뭘 적극적으로 행하려지 않아서 그런지
저 바다운동장을 걷는 내 걸음
이어쩐지 게걸음...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고
늘 옆걸음치는 삶이지만
전혀 발전 없는 나날이
얼마나 다행한 시간들인지 모르겠습니다 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