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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우제를 마치고 돌아와
장인 어르신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20대 청춘기에 시작된 인연과
60대 어느 날까지 이어진
추억 또한 회수하였습니다
유품이란
제가 드렸던 사진과
두 권의 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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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가 동네에서 대학을 다녔고
그 인연으로 아내를 만났으니
80년대 시작된 그곳에서의 인연이
근 40여 년이 넘었군요
추억을 미화하는 호들갑 떨기 싫어
그냥 덤덤히 지내려 했는데
... ...
'고모부 막걸리 사드시라고
봉투 준비했는데 깜빡했네요
나도 나일 먹는지 자꾸 ...'
나보다 3년 앞서 늙어가시는 처형의 전화를 받고나니
꾹 참았던 감정이 주루룩 흘렀지요
아... 이러기 싫었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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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살맞지 않은 성격인지라
마음은 있으나 표현엔 늘 서툴렀지요
수식 없는 언어와 덤덤한 감정
... ...
처조카들도 거의 혼사를 치렀으니
이제 만날 일도 의논할 일도 없겠지요
서로 각자 기둥이 되어
뒷방 노인으로 늙어갈 세월들만 남았지요
세포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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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알림이 없었으니
번거로운 조문弔問도,
영혼 없는 조문弔文도 없는
두 번째 처가의 상喪을 치루고
내 가정에 따로이 기둥을 세운 날
화사한 꽃잎 떨구던 벚나무
그 밑둥이 한결 굵어졌습니다
... ...
소문없이 찾아온 삶
소문없이 떠나야겠지요 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