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주애서는 제주칠머리당 영등굿보존회(회장 김윤수)가 주관하는 ‘보고 듣고 만지는 굿 이야기’를 8월 6일부터 10월 28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제주시 건입동(健入洞)의 칠머리당에서 열리는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은 바다의 평온, 풍작과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음력 2월에 제주에서 시행하는 세시풍속으로 음력 2월 1일 칠머리당에서는 영등신이 들어오는 영등환영제를 열고 2월 14일 영등송별제로 이어진다.
제주의 마을 무당들은 바람의 여신(영등 할망), 용왕, 산신 등에게 제사를 지내는데 칠머리당 영등굿도 그 중 대표적인 제이다. 영등환영제에는 신령을 부르는 의례, 풍어에 대한 기원, 조상신을 즐겁게 하기 위한 3개의 연희 등이 포함되어 있다. 영등환영제가 시작된 지 2주 뒤에 열리는 영등송별제에는 굿에 쓸 술과 떡을 사당으로 가져오고, 용왕을 맞아들이는 의례인 요왕맞이를 하며, 수수의 씨를 가지고 점(點)을 치는 씨점을 치고, 마을 노인들이 짚으로 만든 배를 바다로 내보내는 행사 배방선(送神) 등을 치른다.
8월 한 달동안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이야기로 풀어보는 본풀이’에서는 지장본풀이, 할망본풀이, 칠성본풀이에 담긴 제주 선조들의 옛 이야기와 평생 무업에 종사해 온 전승 교육사들의 해설로 들을 수 있다.
(영상 제공:기우정)
칠머리당 영등굿은 1980년 안사인(安士仁, 1928~1990) 심방이 예능보유자 획득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제례가 중요무형문화재 제 71호로 지정되면서 부터는 안사인은 제례를 부흥시키기 위해 여러 심방과 협회를 조직하여 유산을 지켰다. 창립 회원 가운데는 오늘날의 예능보유자 김윤수, 고문 양창보, 강사 고순안 등이 있다.
제주도 사람들에게 영등굿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영등의 때가 되면 잔잔한 바다와 풍어를 기원하는 여러 굿이 섬 전역에 걸쳐 벌어진다.영등은 숭배를 받기도 하지만 바다를 휘저어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한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두려운 존재이기도 하다. 영등굿이 치러지는 마을 이름(건입동 속칭 ‘칠머리’)을 따서 이름 붙인 칠머리당이라는 사당에서는 영등, 그리고 도원수감찰지방관(都元帥監察地方官)과 요왕해신부인(龍王海神夫人)이라는 부부신(夫婦神)을 모신다. 도원수감찰지방관은 지역민의 요구(도원수감찰지방관이 영역)를 담당하는 신이며, 요왕해신부인은 어부와 해녀의 생계(요왕해신부인의 영역)를 담당하는 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