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의 옛 이름 한수풀. 이곳에 2014년에 한림고등학교 문영택 선생님과 교직원 그리고 학생들이 함께 개척하여 만든 길, 한수풀 역사순례길이 있다. 탐라시대부터 현대까지 제주섬의 굵직한 사건사고를 간직한 역사의 길이란다.
지난번 금악 4.3길을 걸을 때 만뱅듸묘역 근처에서 이정표를 발견하고 급 궁금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동행들이 생겨 걷기로 했다.
한수풀 역사순례길은 총 10㎞, 여섯 개 테마로 되어있다. ①옹포리 포구에서 새마을회관까지 '마대기 빌레길' (1㎞) ②새마을회관에서 월계정사 터까지 '월계정사 배움의 길'(0.5㎞) ③월계정사 터에서 명월진성까지 '명월진성 성곽길'(0.5㎞) ④명월진성에서 명월대까지 '청풍 묵향의 길' (2㎞) ⑤명월대에서 고림동 교차로까지 '4.3 상생의 길'(3.5㎞) ⑥고림동 교차로에서 만벵듸묘역까지 '하늘 가는 길'(2.5㎞)이다.
옹포포구에서 시작하기 전 오늘 걷는 코스를 살펴보고. 옹포는 포구 모양이 옹기처럼 생겨 이름이 그리 붙여졌다.
날씨는 좋았고 바람도 적당해 걷기엔 참 좋은 날.
두리번 두리번 이정표를 찾는다.
이럇...달려 달려~ㅋㅋ ‘마대기빌레’란다. 올레길엔 간세다리가 있듯 제주 조랑말에서 힌트를 얻어 말을 탄 모습으로 형상화해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만들었다고.
오른쪽에 비양도를 두고 걷는 기분 최고!
그러나 한라산을 보며 걷는 거라 방향은 잡았으나 도대체 이정표가 보이질 않았다.
어찌어찌 동네 어르신께 여쭤보고 더듬더듬 걷기라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방향감각과 이정표 찾기...
그러나 이곳에선 한동안 소용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명월진성에 도착했다.
정말 정말 좋은 날에 여기까지 오는 동안 열 받았던 게 녹아 내리던 찰나~ㅎ
명월진성에 올라가 비양도를 바라보며 걸어보기도 했
내려와 건너편 성으로 이동하다 보니 이제서야 이정표가 보였다.
명월진성 위를 2곳 모두 걸어보기. 멀리 바다가 유난히 푸르러 좋았다
팽나무 3그루.
그림같은 풍경에 잠시 한 그루씩 분양? 했당ㅋㅋ
길 안내 표지가 어찌나 반갑던지...
금강산칼리/ 빨간 양배추(적채)
이정표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헤매다 만나면 반갑던 안내판.
몇몇 안내판은 제대로 유지관리가 안되고 있었다~ ㅠㅠ
우린 이곳에서 길을 잃었다
적채밭 너머 멀리 비양도가 하루종일 따라다녔던 한수풀 역사순례길.
금오름을 보며 가보기로 한다.
그러나 자꾸만 뒤쳐져 비양도만 보게 되더라~ㅋ
왠 돌들이??
땅엔 흙보단 돌멩이가 더 많은 건 처음 봄ㅋ
걷는 길 내내 쓰레기 줍기는 계속되었고.
이 길가엔 측백나무가 독특하게 심어 두었던.
왔던 길 다시 돌아보니 한라산도 하루 종일 우리와 동행.
풍류를 즐겼다는 명월대.
국민가수 백난아 기념비. '찔레꽃'을 부른 백난아 고향은 제주 명월이다.
팽나무 군락지엔 상상 그 이상의 오랜 세월 버팀목이 되어 마을을 지키는 팽나무가 입이 떡 벌어지게 하더라.
식사 후 명월천 따라 아래로 걷다 만난 멋진 정자와 한라산.
진즉 알았으면 여기서 점심을 먹을걸...ㅎㅎ
여지없이 콩짜개덩쿨은 팽나무에게 초록 옷을 입혔공.
돼지농장이 즐비한 길로 잘못 접어들어 발견한 제주도에서 꾀 유명한 석공의 작품을 만났다.
역시 비양도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은 곳에.
그러나 분뇨 냄새는 최악~ㅠㅠ
갯거리오름을 오른쪽에 두고 짧은 코스로 가기로 했다.
너무 많이 알바를 했고 시멘트 길이라 힘듦.
지난 금악 4.3길 걸었을 때 지나던 만벵듸묘역을 향해 간다 역시 한라산을 보며.
드디어 4.3길과 만났다 반갑게도.
처음 생각은 원점회귀였으나 도저히 다시 돌아갈 엄두가 나질 않아 금오름을 보며 걷기로.
마을로 가서 택시를 불러타고 옹포포구까지 가는 게 현답이려니.
힘들었지만 날씨가 좋았고 온종일 한라산과의 눈맞춤은 선물.
한수풀 역사순례길을 걷고 난 소감은?
두 번은 안걷겠단 마음.
만들어만 놓고 관리소홀과 주민들의 이해력 부족이 이정표 옆 쓰레기 천국...
관리하는 사람이나 탐방객들 모두 낙제점 ㅠㅠ
♥마대기 빌레길의 시작점인 옹포리 포구는 1270년 이문경 장군이 삼별초를 이끌고 상륙해 고려관군을 제압한 뒤 제주 점거의 기틀을 마련하고 제주 곳곳의 산마장 (목장)에서 징발한 말을 반출하던 곳으로 '마대기'는 바로 말이 대기했던 데서 유래한다. ♥배움의 길, 월계정사는 조선시대 서당이었던 월계정사와 개량 사당인 우학당, 한림초등학교의 개교로 이어지는 배움의 역사 현장이다.명월진성은 옛 제주 방어사령부 (현 해병대 9여단)가 지난 1999년 명월진성 내에 역대 만호 112명의 이름을 새긴 기념을 세워 명월진성의 중요성를 알리고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청풍 묵향의 길에서는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명월대, 무지개 모양의 다리인 명월교, 수령 수백 년의 팽나무가 즐비한 명월천 등을 만날 수 있다.4.3 상생의 길에서는 4.3의 아픔을 간직한 성담과 함께 당시 소개됐다가 집단 거주지인 이른바 '함바 터'로 복구된 고림동에서 제주 현대사 최대 비극의 무게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하늘 가는 길의 종착지인 1950년에 예비검속 희생자들의 집단 묘지인 만벵듸묘역이다. 만벵디는 이 지역 사람들의 북망산천이었던 극락세계를 뜻하는 선소오름 바로 아래에 자리 잡아 찾는 이들을 절로 숙연케 하는 순례지이기도 하다. ♥한수풀 역사순례길에는 안내하는 질토래비가 있다. 질은 길의 제주어이고 토래비는 안내자라는 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