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안덕면 광평로에 위치한 왕이메오름은 힘들지도 않게 오를 수 있으며 숲길과 오름 모두를 즐길 수 있다.
탐라국 삼신왕이 사흘 동안 기도를 드린 전설 속의 오름이라 해서 '왕이메'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문재인대통령도 다녀갔다고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또 다른 이름은 왕이산, 왕림악, 왕악, 왕우악 등.
여러 개의 봉우리가 어깨를 맞대어 하나의 커다란 산체를 이루고 있으며 오름 정상에는 산굼부리와 비슷한 깔데기형의 커다란 원형 분화구와 화구주위에 작은 굼부리들로 이루어진 복합 화산체이다.
입구에서는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코스와 둘레길로 돌아갈 수 있는 코스가 있는데 둘레길 코스가 약 1시간 30분 정도 더 소요된다. 입구 초입의 자연 삼나무 숲길은 꼭 걸어야 하고 굼부리 내부까지 들어가 오름의 속살을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호명목장 소유의 사유지내에 위치하기에 정해진 탐방로를 벗어나면 안된다.
표고 612m
높이 92m
둘레 3.6km
굼부리 깊이 101m
어느 겨울 하늘이 유난히 파랗던 바람불어 좋았던 날에 굼부리 안에서의 황홀했던 첫 느낌은 잊을 수가 없어서 가끔씩 훌쩍~다녀오고 싶었는데 마침 함께할 아우들이 처음이라 해 잘 되었다 싶어 10시경 출발해 30여분 만에 왕이메오름 들머리에 도착했다.
주차시설은 따로 없고 2차선 도로변에 바짝 붙여두고.
입구인 들머리다.
반대편 괴수치오름과 돔박이오름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
뭐람? ㅎㅎ
동행한 아우는 강아지가 지내면 좋겠다며 집 근처 유기견을 돌보는 마음이 더해져 가장 먼저 그 개들을 생각했나 보다.
용도가 궁금하긴 했다.
직진해 올라가도 되지만 처음 온 아우들에겐 오른쪽 둘레길을 걸어서 다음에 개인적으로 찾아와도 쉽게 걷도록 배려했다.
단정하다 산담.
삼나무 숲은 언제 걸어도 좋으다.
빛 스밈에 드라이 플라워가 된 산수국이 예쁘더란.
직진하면 돔박이, 괴수치로 이어질테지만 우린 굼부리, 수직동굴을 향해 오른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하늘 빛이 곱다.
겨울엔 이래서 좋고...
여름엔 너무 우거져 조심할게 많지만 그 초록이 좋다.
발 아랜 나무 뿌리가 미안하게도 비켜갈 길이 없으니 밟고 걷게 뻗어있다~ ㅠ
2개의 수직동굴은 깊이를 가늠하기가 어려울 만큼이고...
아주 추운 날엔 동굴에서 나오는 뜨거운 수증기가 폴폴 난다.
조릿대 길도 잠시 지나고
굼부리 안으로 들어간다.
들어가는 좁다란 흙 길이 참 정겹다며 도란도란 얘기하는 아우들의 감탄이 이어지고...
굼부리안으로 깊숙히 걸어 들어간다.
와~우
좋다, 좋아!
고사리가 지천이기도 한 굼부리에서 조금 전에 한 바퀴를 걸었던 능선을 바라보며 파란 하늘과 마주하니 진심 포근했다.
이렇게 한참을 앉아 따스한 좋은 기운을 온몸으로 만끽했다.
잠시 굼부리안 구석구석 돌아보며
왠?
꽈리?
너무 좋아서 굼부리에서 나오기 싫었다.
돗자리 가져가 오랜 시간 머물고 싶었다.
물감을 뿌려놓은 한 폭의 수채화인 듯...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뭐 눈엔 뭐밖에 안보인다더니 자꾸만 텐트를 치고 싶단 욕심이 생겨 몇 동이나 칠 수 있으려나?...
눈으로 셈을 해 보았다는~ㅎㅎ
어쩌면
이곳에서의 하룻밤이라면
어느 겨울 파랗던 하늘을
올려봤을 때 내가 어느 행성에서 불시착한 듯 착각했던
그때처럼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볼 수 있다면?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꿈꾸면 이루어질까?
아니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려나?
내 버킷리스트에 올려보련다 어느 멋진 날에.
별들이 쏟아져 내릴 굼부리안 풍경을...
왕이메오름/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광평리 산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