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호흡의 시대

기사입력 2020.04.24 19:36 조회수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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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공식적인 '에세이스트'로서의 삶을 시작한 지 1년이 넘어가고 있다.


작년 3월에 생애 첫 에세이집이 출간되고 내 인생에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며 인생 2막에 대한 의욕을 태우며 뜻깊고 알찬 시간을 보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이전에는 취미처럼 즐기던 글쓰기가 이제는 본격적으로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렇게 한 해가 저물고 대망의 새해가 밝으면서 중국 우한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그 모든 활동과 활기가 잠시 중단이 되었다. 예전 학창 시절 즐겨 듣던 '마이마이' mymy 카세트 플레이어의 [일시 정지] pause 버튼이 눌러진 것처럼.

 

운동하는 모든 물체는 관성력이라는 것이 있다.
달리는 차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곧바로 서지 못하고 길게 스키드 자국을 남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 이전에 나름대로 움직이면서 살아가던 일상이 반강제적으로 멈춰서는 경험을 하고 있다.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처럼 머릿속이 덜컹거리고 가슴이 출렁거리고 손발은 긴장이 되면서 뻣뻣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호흡, 우리가 어릴 적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랏~' 하며 놀이를 할 때처럼 정지된 몸에서 가쁜 숨이 들썩거리는 걸 체험한다.

 

일상에서의 리듬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리듬이란 결국 호흡이 어떤 규칙을 가지고 패턴을 형성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의 생체 리듬과 활동 주기가 깨지고 잠시 멈춰서서 헐떡거리며 다음은 어떡해야 할지 고민 중인 시간이 흐르고 있다. 많은 전문가가 예측하기로 이제 다시는 코로나 사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확률은 낮을 것이라고 한다. 옛 질서가 무너져 내리고 새로운 질서는 아직 도래하지 않은 과도기를 지나는 지금, 우리는 불안하고 난감하다.

 

우리는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또 다른 리듬을 찾아서 새로운 삶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사회나 경제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어서 솔직히 앞으로 어떤 사회가 도래할지 잘 모르겠다. 그저 책 읽고 글 쓰는 글쟁이로서 하루하루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도태되지 않기 위하여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뿐이다. 그래서 내가 최근에 소설을 쓰는 작업에 도전하게 된 것은 어쩌면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필연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에세이스트로 생계를 이어가려면 책도 많이 팔려야 하지만 강연이나 강의 같은 필드에서 활동해야 최저 생계비라도 벌 수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제 곧 두 번째 책이 나오는 처지에서(이것도 원래 3월에 나왔어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5월로 연기되었다) 마냥 손가락만 빨 수는 없어서 도박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소설 쓰기이다.

 

소설 습작을 하면서 나는 다시 한 번 호흡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에세이집 한 권을 출간하기 위해서는 초고 작성부터 퇴고에 이르기까지 적게는 6개월 정도가 소요되고 그걸 견디며 끌고 가야 하는 호흡이 필요하다. 하지만 소설을 시작해보니 최소 1년 정도는 기본이라서 요즘은 거의 패닉 상태로 지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크지만 동시에 어차피 언젠가는 도전하고 싶었던 로망이 예상보다 빨리 시작되어서 기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인간은 자신을 위협하는 환경의 변화에 맞서 끊임없이 해결책을 만들어 내면서 진화에 성공했다고 배웠는데 지금이 바로 내게는 그런 때가 아닌가 싶다.

 

이번 도전에서 내가 성공할지 아니면 실패하고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내 선택에 대해서 훗날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진정으로 살아있다는 말은 결국 호흡하며 지낸다는 뜻이고 만약 실패하더라도 오늘 내가 새로운 호흡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 현재를 살았노라고 자부할 수 있을 테니까. 우리 모두가 각자 자신만의 호흡을 만들어 다시 활기찬 리듬으로 새롭게 열리는 세상에서 춤을 추며 살아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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