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을 빼앗긴 우리의 정겨운 잡초들! 며느리밥풀꽃, 중대가리풀, 개불알풀, 애기똥풀...

기사입력 2022.04.23 07:41 조회수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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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꽃.JPG

(이른 봄 야산에서 꽃피우는 양지꽃)

 

우리나라에서 사는 식물은 4,577종류로 덴마크 1,500여 종, 영국 2,000여 종에 비하면 많은 식물이 자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식물은 움직임이 많은 동물과 달리 땅에 뿌리를 내리고 정착 생활을 한다. 각 나라마다 고유한 환경 조건에 따라 식물이 살아가고 있어서 나라마다 식물자원을 고유한 특색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외국에서는 볼 수 없는 식물을 우리의 산야에서 즐겨 볼 수가 있다.

 

 
철마다 각양각색의 꽃을 피워 우리의 맘을 달래주며 한민족과 함께 한반도를 지키며 꿋꿋이 살아온 ‘한국의 야생화’는 독성이 강한 것이 없어 식용 혹은 약용으로 쓰이고 있으며 생필품을 만드는 데 다양하게 이용되었다. 그래서인지 한국의 야생화는 정겹기도 하고, 촌스럽기도 하고, 혹은 상스럽기도 한 이름들을 가지고 있다. 꽃 이름 하나하나에는 조상들의 애환이 전설로 전해지며 이름만 들어도 그 쓰임새를 알만한 것들도 많다.
 
시어머니의 구박에 시달려 죽은 며느리를 떠올리게 하는 ‘며느리밥풀꽃’, 스님의 머리를 닮았다는 ‘중대가리풀’, 떡을 싸서 보관했던 ‘떡갈나무’, 이외에도 개불알풀, 쥐오줌풀, 애기똥풀 등과 같은 너무나 정겨운 이름의 야생화들이 우리의 곁에서 전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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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이 아름다운 금붓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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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속에 밥풀이 보이는 며느리밥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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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알록달록한 알록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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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맑은 계속 주변에서 사는 애기괭이눈)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변에 너무나 흔한 야생화에 고마움이나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 덕분에 한민족과 함께 살아왔던 한국의 야생화는 한반도를 떠나게 되었고 한반도를 떠난 우리의 야생화는 결국 지구를 떠나 생을 마감하고 지금은 그 이름만 남게 되었다.
 
우리의 나라 식물연구의 역사는 너무 비참하다. 선조들이 오래전부터 야생화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 해왔으나 일본강점기 Nakai란 일본 학자에 의해 세계에 알려져 우리나라 야생화에 관한 호적은 일본 동경대 박물관에 가 있다. 결국, 우리나라는 일본강점기를 통하여 빼앗겼던 국토와 문화는 되찾았는지 몰라도 야생화에 대한 권리는 아직 찾고 있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1970년대까지 미국을 비롯한 여러 선진국은 한국의 야생화를 허락 없이 마구마구 채집해 갔으며 우리 땅에서 채집한 식물을 관상용으로 개발하여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너무 흔한 것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지 않아 모두 외국 사람들에게 빼앗기고 만 것이다.
 
‘3일 동안 물에 담가 놓으면 못 먹는 식물이 없고 발 달린 것은 책상 걸상 빼곤 다 먹는다'라는 얘기가 있다. 배고파서 산나물을 먹는 시대는 아니다. 그러나 이른 봄 등산객들은 산나물 뜯는 재미에 등산하러 다니고 산을 내려 올 때는 이것저것 한 보따리씩 들고 내려온다. 이른 봄 산나물은 식물의 새싹이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언 땅을 녹여가며 겨우겨우 싹을 틔워 놨는데 사람들이 싹둑싹둑 잘라가면 식물로서는 정말 미칠 노릇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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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특산종 범부채)

 

지난 여름에는 독성이 강하며 외국에서 들어와 사는 ’돼지풀’을 잔뜩 뜯어가는 사람을 보고 어디 쓸거냐? 하니 몸에 좋은 ’인진쑥‘인 줄 알고 뜯는다고 하여 모두 버리게 한 적이 있다. 가을에는 송편 한다고 ’리기다소나무‘ 잎을 따는 사람이 있기에 그건 일본에서 들어온 소나무이며 송편을 해 먹는 우리나라 소나무가 아니라고 가르쳐 줬는데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리기다소나무 잎을 계속 따는 모자(母子)도 보았다.
 
이처럼 몸보신을 위한 괜한 욕심, 자기네 나라의 풀과 나무도 못 알아보는 무지함 때문에 한국의 야생화들은 수난을 당하고 국토는 야생화도 피지 않는 황량한 땅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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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사람들의 마을을 설레게 하는 얼레지)
 
이때 국토의 빈틈을 이용하여 침투한 놈들이 있으니 이를 ‘귀화식물’이라 한다. 귀화식물은 원래 우리나라에서 살지 않는 식물로 외국에서 들어와 우리나라 꽃들을 밀어내고 자리를 잡은 식물을 말한다. 얼마나 귀화식물이 극성인지 이름만 들어도 외국에서 온 것을 알 수 있는 ‘코스모스’를 보면 고향 생각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흔해 빠진 ‘민들레’는 찾아볼 수도 없을 만큼 ‘서양민들레’가 우리 국토의 99%를 덮고 있다.
 
그까짓 하찮은 꽃 몇 포기 없어진다고 하여 뭐 그리 난린가 할 것이지만 식물은 지구의 모든 생물을 먹여 살리고 있는 ‘생태계의 1차 생산자’이다. 식물이 없으면 이 지구상의 동물이 존재할 수가 없는데 곤충들이 알을 낳을 곳이 없어지며 애벌레의 먹이가 없어진다.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동물 없어지면 식물은 꽃가루받이할 수 없어 자손을 퍼뜨릴 수 없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어 결국에는 모든 생물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우리 꽃 우리 풀에 대한 자부심, 애정 어린 관심만이 이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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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학자 최한수
평생을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싶은 자연인.
글쓰기, 야생화 탐사, 조류 탐사, 생태 사진 찍기와 오지 탐험이 취미.
생태문화콘텐츠연구회 회장. 환경부 전국자연환경조사 전문조사원, 청계천 조류탐사교실 강사, 경희대학교 이과대학 강사, 동덕여대 교양학부 강사, 한성대학교 교양학부 강사 등.
저서로는 ‘학교 가는 길에 만난 나무 이야기’, ‘숲이 희망이다.’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는 식물 백과’, 생태시집 ‘노루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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